도서

풍속의 역사 Ⅰ 풍속과 사회 ①(에두아르트 푹스 저)

연이야 2014. 3. 28. 14:39

 

 

특히 성 도덕분야를 포함해서 풍속의 역사는 과거의 모습을 생생하게 원래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성행동은 시대, 사회, 계급의 본질이 가장 잘 나타나며 각 시대에 따라 각각 다른 형태로 형성되고 변화되어왔다. 따라서 풍속의 재구성에서 중요한 것은 영원한 도덕적 기준은 있을 수 없고 이 기준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현재의 기준을 과거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특정 시대의 도덕과 사회생활과의 연관을 밝혀야 하며 도덕을 지배했던 법칙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레바퀴, 지렛대, 축 등을 모은 것만으로는 기계가 되지 않는 것처럼 과거 사건의 단순한 나열은 과거의 생생한 모습을 오히려 가릴 뿐이다. 사람들의 특수한 형태, 위치를 각각의 법칙에 의해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1. 모랄의 기원과 본질

일부일처제의 기원과 토대

문명의 토대는 사유재산제이고 이 힘은 성, 결혼제도에서도 일부일처제로 나타났다. 일부일처제는 증대하는 부가 한 사람(남자)에게 집중되고 그 부를 그 남자의 자식에게 상속시킴으로써 타인의 자식들에게 넘겨주지 않으려는 요구에서 발생했다. 그러므로 일부일처제는 개인적인 성적 사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 결과 혼전, 혼후 남녀의 순결이 요구되었지만 이는 전적으로 여자에게만 의무사항이고 남자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 일부일처제는 남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가족형태이기 때문에 남자의 지배와 여자의 억압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생산력 발달에 따른) 사유재산의 발달이라는 경제적 조건에 의해 탄생되었다. 상품경제의 발전을 토대로 하는 사유재산제는 모든 것에 상품성을 부여하고 금전관계로 변화시켰고 결혼 역시 상거래의 성격을 띌 수밖에 없었고 일부일처제의 성억압과 맞물려 간통과 매춘이라는 필연적인 복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변혁의 법칙

성 모랄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그럼 변화의 법칙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유재산제에 따른 일부일처제의 사례에서 봤듯이 어떤 시대의 특정 도덕, , 종교, 예술 등등은 경제적 토대에 따라 변화해가고 그 발전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따라서 성욕의 배출구는 사회의 경제적 토대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성욕이 남녀를 일찍 결혼 하도록 하는가, 늦게 하도록 하는가, 첩을 두는가, 상류의 유한 마담을 구하는가, 처녀가 결혼하여 주부가 되는가, 어머니가 되는가, 귀부인이 되는가, 처녀를 고르는 기준이 애를 잘 낳을 수 있는가, 아름다움이 되는가 등등은 경제적 토대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례 1

17세기 중반 독일의 어느 지방에서는 일부이처제가 철저하게 시행, 왜냐하면 30년 전쟁 직후로 국토는 황폐화, 인구 감소(특히 남자 수 감소)로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을 생산하는 것이 이 시대의 경제적 요구였고 그래서 생식능력있는 모든 남자의 도덕적 의무

사례 2 - 중세 독일의 관습법

애를 못 가지는 부부, 아내를 잉태해 줄 가능성이 있는 남자에게 보내며 해결이 안되면 계속해서 다른 남자에게 보낸다는 내용, 농촌에서 자식은 가장 값싸고 필요한 노동력이기 때문에 농촌 여성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를 낳는 분만 도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제적 토대에서 남녀가 자식을 낳을 수 있는가 없는가 시험해보는 시험혼관습

 

사례 3

에스키모 여인들은 정조는 거의 무시, 특히 부부사이에 자식이 없으면 예언자에 돈을 지불해서라도 아내와 동침시킴, 왜냐하면 에스키모 인들에게는 상속할 것이 거의 없고 자식뿐이기 때문

 

사례 4

16세기 동업조합에서 도제 고용시 자유인이며 명예로운 혈통이라는 조건 제시-이유: 쭌프트의 독점력 보존-동업조합에 속하지 않는 많은 직업에 비천한 직업이라는 낙인을 찍고 비천한 직업 출신은 동업조합에 들어 올 수 없게 함

 

문명 발달 이후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내부에서는 여러 계급으로 분열, 각 계급은 다른 이해관계, 그 결과 각 계급의 성행동, 도덕은 다르고 대립적이기도 하다.

 

사례 1

16세기 장인의 아내-집안 정리정돈, 엄격하면서도 정숙한 주부-이유: 정리정돈과 검소해야지 집안의 경제생활과 행복 보장 및 고용인에게도 위엄, , 정숙한가 음란한가를 결정하는 도덕률은 수공업자의 생계와 번영을 유지시켜주는 경제적 토대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표현

 

상인의 아내-관능적인 향락에 이용되는 시녀-이유: 많은 재산 덕으로 남편은 아내를 사치품으로 여김, 그래서 아내는 가정의 감독, 자녀교육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남편의 쾌락을 증가시키는 도구, 게다가 아름다움을 손상시키는 출산마저 부차적으로 되었고 심지어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무례한 짓이 됨 즉, 늘어나는 재산, 남아도는 재산에 의한 요구

 

각 계급도덕의 차이는 계급이데올로기로 발전하고 계급차별과 계급연대에 의해 더 강화된다. 지배계급은 지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른 계급에게 도덕으로 강요하고 계급차별에 방해가 되거나 지배계급을 위협하는 요소는 도덕에 대한 범죄라고 몰아붙인다.

 

사례 : 16세기에 들어와 소시민수공업자가 계급의식에 눈을 뜨고 이들이 이용하는 혼욕목욕탕이 귀족에 대한 반항의 중심지가 되자 매독 유행이라는 이유와 풍기 문란한 장소 선언 폐쇄했다. 하지만 노동자의 비좁은 집에서 남녀가 뒤섞여 잠으로써 어른들의 성생활이 어린이들에게 현장교육을 제공하는데도 지배계급은 풍기를 문란하게 하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한다거나 대안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결국 도덕이란 각 계급의 특수한 이익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모든 삶의 이해관계에 기초를 둔 사고방식이다. 특히 각 시대의 지배계급은 여타의 계급을 향해 자기들의 특수한 지배이익을 대표하는 이데올로기의 일부를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이데올로기라고 강제한다.

 

한편으로는 도덕(정신)이 경제를 규정한다는 주장도 있다. 성행동의 안정기에 성장해온 도덕의 표준은 경제상태가 안정됨에 따라 일반적인 법칙처럼 보이는 관습으로까지 발전, 경제발전에 의해서 야기된 사회의 끊임없는 진보를 좇아가지 않고 독립된 터전을 구축한다. 그래서 전혀 다른 사회의 토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도덕의 많은 유물들이 각 시대 속에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현대의 자본주의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 문화 존재) 도덕은 시대의 경제적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안에만 사회를 비옥하게 하는 힘이 있지만 도덕이 생산 발전에 어울리지 않는 모순 상태, 대립은 혁명기에 달하기까지 역사위에서 유지된다. 하지만 혁명기에는 낡은 도덕관은 뿌리 뽑히고 (그 사회 내부에서 이미 싹 틔고 있던)새로운 도덕이 요구된다.

 

역사적으로 새로 발돋움하는 계급의 계급의식에 대한 자각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모든 계급의 도덕까지도 훌륭하게 향상시킨다. 왜냐하면 신흥계급은 지배계급의 지배를 부도덕한 것으로 의식하고 비판하며 공격한다. 도덕의 대립은 의식의 대립으로 발전하고 이 순간부터 신흥계급은 조직적인 비상을 시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