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민주노총 ‘평화‧번영‧통일시대의 등장과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과제’에 대한 비판

연이야 2018. 12. 1. 13:18

민주노총 이슈페이퍼인 과제는 번영통일 시대에 민주노총과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평화와 통일은 국가와 민족으로 등치되고 공공연히 자본과의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민족 모순만 극복하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도, 노동자의 권리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라는 포장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마저도 희석시키는 전형적인 기회주의 입장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이 글에서는 간략하게 과제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한다.

 

- ‘번영통일시대의 등장과 노동자 자주통일운동의 과제요약

과제는 4.27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 선언을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 시대가 출현했음을 알리는 역사적 선언이라고 평가한다. 선언의 조건으로 북의 핵무력 완성과 전략의 전환, 미국의 쇠퇴와 미국우선주의의 등장, 남쪽 민중의 촛불혁명과 문재인정부의 등장을 꼽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노동운동만이 대중적 민간교류를 돌파할 힘과 의지를 가지고 있고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4.27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최초의 대규모 민간교류사업을 성사시키면서, 각계 전반에 평화통일 여론을 크게 조성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운동이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주도하려면, 노동자 자주통일 역량강화에 최우선적인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이 땅 노동계급의 가장 주되는 착취자가 미 제국에 있다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인식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과제에 대한 비판

1. 과제는 그 어떤 명확한 근거도 없이 4.27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 선언만으로 현 시기를 평화의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역사는 내적 모순에 의한 공황의 역사이고 전쟁은 이런 모순의 또 다른 현상이었다.1"> 즉 자본주의에서 전쟁은 우연이 아닌 자본주의 모순에서 발생되고 있다. 진정한 평화는 자본주의에서는 불가능하며 그렇기 때문에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은 항구적일 수 없다. 그럼에도 평화의 시대라고 규정하는 것은 노동자 투쟁의 동력을 빼앗고 자본주의 모순을 미화시킬 뿐이다. 노동계급에게 평화는 노동자 국제주의의 원칙에 의해 부르주아를 타파하고 노동자 권력을 확립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노동계급에게 제1차 제국주의 전쟁과 제2인터내셔널의 사례는 이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2 제2인터내셔널 다수파는 전쟁 반대를 주장했지만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찬성과 쇼비니즘으로 돌아섰으며 결과는 참혹했다. ">.

 

2. 과제는 평화시대의 등장 조건으로 일관되게 북한의 핵무장을 꼽고 있다. 하지만 핵폭탄은 제국주의자들 간의 전쟁에서 최종적인 무기이다. 그 유일한 기능은 일반 민간인의 특히 노동자계급의 대량학살이다. 군사행동으로 인해 제일 먼저 고통당할, 남북한의, 중국의, 일본의 그리고 러시아의 노동자들과의 우리의 전적인 연대를 선언한다.’3 "> 그렇다 진정한 평화와 제국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북한정권에 의한 핵무장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및 세계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뿐이다.

 

또한 과제는 평화번영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주도하려면, 노동자 자주통일 역량강화에 최우선적인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대상으로서의 자본자계급과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은 평화번영, 통일의 길에서 손을 잡아야 하는 복잡한 형국이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계급이 자본과 손을 잡는다면 진정한 평화의 시대는 결코 오지 않고 참혹한 실패밖에 없음을 역사는 보여 주고 있다. 평화의 시대는 오직 노동계급만이 열 수 있고 노동자권력만이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시대 등장조건에서 노동계급은 단지 특정 시대에서 특정 역할을 하도록 강조되고 있다. , 노동자의 혁명적 열기, 동력보다는 수동적이고 피동적 의미만을 강조한다. 북한정권에 의해 만든 국면에서 민족이라는 이름의 부르주아 이익을 위해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3. 과제는 민주노총이 이 땅 노동계급의 가장 주되는 착취자가 미 제국에 있다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인식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노동기본권도, 경제주권과 경제민주화도, 항구적 평화체제와 자주통일도 결국 이 땅에서는 미 제국의 문제에 달려있다는 점만 분명하게 하면 나머지 문제에서 차이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말 민족간의 모순이외에는 크게 중요한 차이가 없단 말인가? 생계형 자살을 비롯한 자살률 1위 국가, 산업재해 1위 국가, 노동시간 1, 초중고 수업최장 국가그야말로 노동계급은 벼랑끝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발부둥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차이가 없다는 말인가? 이러한 주장은 결국 노동계급의 생존을 건 일상과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국가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떨어지다가도 남북회담 등으로 지지율 상승하는 현상은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남북경협의 열매를 이야기하지만 그 열매는 자본에게 돌아가지 노동자에게는 오지 않는다. 결국 국가와 민족이라는 깃발아래 단결하자는 말은 부르주아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할 뿐이다. 지난번 3차 남북정상회담때 삼성자본에 대한 북한측의 부대통령급 대우를 보더라도 명백하다.

 

이런 과제의 기회주의적 주장은 노동계급에게는 크나큰 재앙이자 교훈인 제2인터내셔널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총구를 같은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라 자국의 부르주아에게 향하자는 전쟁을 혁명으로라는 레닌의 외침은 제2인터내셔널의 기회주의 세력에 의해 짓밟히며 혁명은 실패했고 노동계급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1. 시장이 줄어들수록 원자재를 획득하고 세계시장을 지배하려는 투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서로 다른 자본주의 세력사이의 경제투쟁은 국가 사이의 투쟁형식을 취하면서 점점 더 집중화된다. 국가 사이의 이러한 가속화된 투쟁은 결국 군사력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결국 전쟁은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적 경쟁자를 희생시키면서 그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국제공산주의 흐름 ‘자본주의의 쇠퇴’ [본문으로]
  2. 레닌은 “혁명적 대중행동에 대한 요구가 동반되지 않은 평화 선전은 오직 환상을 유포하는 것일 수밖에 없으며, 프롤레타리아트를 교전국의 비밀외교에 놀아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레닌 ‘평화 슬로건 평가에 붙여‘ [본문으로]
  3.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주의자 입장<전쟁위협에 대항하여 한국으로부터의 국제주의자 선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