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상호부조론 - 크로포트킨

연이야 2012. 6. 4. 23:29

러시아의 아나키스트이며 식민지시대 조선독립운동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의열단의 많은 단원들이 아나키즘에 영향을 받았고 김원봉의 부탁으로 유자명, 신채호등이 만든 의열단 강령인 조선혁명선언은 해방 후 아나키즘에 기초를 둔 조선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단재는 진보적 민족주의에서 열렬한 아나키즘 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크로포트킨은 동물내의 상호부조의 사례를 바탕으로 상호경쟁 뿐 아니라 상호부조도 종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상호부조는 온갖 자연 조건에서도 생존의 확률을 높여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개별자간의 투쟁을 최소로 줄이고 상호부조를 발달시킨 종일수록 가장 수도 많고 번영하고 있다. 또한 상호방위, 사교적이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의 발달은) 지적인 발달이 현저하다. 상호부조는 동물세계 뿐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널리 행해지고 있다. 원시사회, 미개사회, 중세사회에 이르기까지 상호부조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원시사회에서 무리와 씨족단위의 생활이 가족단위보다 먼저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 소유, 공동 분배의 상호부조의 전통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후 촌락공동체와 초기의 길드는 이런 전통위에서 민회 관할하의 일정 토지 공유와 상호부조를 해 나간다. 초기 중세의 도시 역시 이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하지만 국가의 발달은 이런 상호부조의 파괴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부조의 전통은 협동조합, 노동조합, 결사, 클럽, 동맹, 협회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1902년 저작이기에 용어의 선택(야만인, 미개인 등), 서구 중심의 사례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경쟁의 논리가 우리의 자연적 모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의 논리, 저급한 복지 수준은 출산율 저하, 자살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복지가 최대 이슈로 쟁점화 되고있다. 복지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이상임을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크로포트킨의 말처럼 상호부조는 종의 유지, 진보에 필수적 요소이며 예술, 지식 발달의 필수 조건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