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읽기자료-이슈분석

통합형 논술에서 요약 연습이 중요한 이유

연이야 2012. 6. 4. 23:32

현재 대입 논술은 통합 교과형 논술이다. 통합형 논술이란 “비판적 읽기와 창의적 문제 해결하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글쓰기(서술하기)”이다. 이는 주어진 제시 자료 등에 대한 이해력 분석력과 비판적 사고력를 바탕으로 논리적 서술력 등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즉, 제시 자료에 대한 이해, 응용, 적용의 단계를 거친다. 그래서 1번 문제는 요약형으로 출제하든 아니든 제시 자료의 정확한 이해를 묻기에 제시 자료에 대한 정확한 독해는 필수이다. 정확한 독해가 가능해야지 응용, 적용으로 넘어갈 수 있다. 요약 연습은 글의 핵심과 논지, 논거, 구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필수이다.

 ★ 요약하기란, 비교적 긴 글을 읽고 필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 중심 내용을 글의 문맥에 따라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학 입시 문제로서의 ‘요약’은 남의 글을 정확히 이해하여 그 결과를 완결된 한 편의 글로 압축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1. 요약의 원리

① 독해하기 : 중심대상(핵심어-가주제) 포착-필자의 의도 파악-중심내용 파악

1) 위 글에서 저자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2) 위 글에서 키워드(혹은 핵심 개념)는 무엇인가?

3) 위 글에서 저자가 결론적으로 말하려는 것(주장, 결론)은 무엇인가?

4)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5) 위 글에 암묵적으로 깔려 있는 기본적인 가정은 무엇인가?

6) 저자의 주장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함축점은 무엇인가?

7) 위 글의 문제가 나오게 된 논의 배경은 무엇인가

8) 저자가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관점은?

② 삭제의 원칙 : 부수적 내용, 덜 중요한 내용, 반복되는 내용 삭제

③ 일반화의 원칙 : 구체적 내용 → 일반화, 하위 개념 → 상위 개념 대치, 자기 언어로 바꾸기

④ 선택의 원칙 : 명시적으로 드러난 주제문 선택

⑤ 재구성의 원칙 : 명시되지 않은 경우 - 전체 문맥으로부터 추출

 

2. 좋지 못한 요약문의 사례

① 제시문의 내용을 단순히 중간 중간 베끼거나 나열하는 경우

② 요약에 불필요한 부분을 그대로 베낀 경우

③ 논거가 누락되어 요약문의 긴밀성이 떨어진 경우

④ 임의적 진술로 인해 제시문의 내용과 어긋난 경우

⑤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을 기술하여 효과적인 요약에 실패한 경우

 

 

3. 요약문의 평가 기준 - 좋은 요약문의 요건

 

(1) 주요 논점(필자의 주장이나 견해)의 핵심을 담고 있는가?

주요 단락과 보조 단락의 내용이 올바르게 파악되어 중심 내용이 요약문에 집약되어 있고, 주지와 논거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좋은 요약문이라고 할 수 있다.

 

(2) 일반적 진술(주제문)과 구체적 진술(뒷받침 문장)의 관계가 분명한가?

필자의 주장이 압축되어 있는 주제문과 논거에 해당하는 뒷받침 문장의 관계가 선명히 드러나는 요약문이 되어야 한다.

 

(3) 글의 흐름에 따라 균형 있게 요약되었는가?

제시문의 글의 흐름에 따라 단락을 적절히 재구성하여 그 내용이 균형 있게 요약되어야 한다.

 

(4) 요약문 자체가 한 편의 완벽한 글이 되었는가?

제시문의 내용을 접속어, 지시어 등을 허용하여 재구성하되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하며, 전체적으로 긴밀성과 통일성을 보여야 한다.

(5) 필자의 의도를 왜곡시키지 않았는가?

요약문은 자신의 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으나, 글의 내용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필자의 의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6) 맞춤법, 띄어쓰기 등 정서법에 맞게 썼는가?

맞춤법, 띄어쓰기, 주어․술어 관계, 연결어 구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문법에 어긋나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없도록 한다.

 

 

* 요약하기의 예

 

※ 아래의 제시문을 읽고 4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가) 일반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는 모든 물질적 필요가 쉽게 충족되는 사회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 이 관념은 진정한 ‘사회적 논리’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우리는 마셜 살린스가 ‘최초의 풍요로운 사회’에 관한 논문에서 주장한 견해를 따라야 한다. 살린스에 따르면, 몇몇 원시 사회의 경우와 달리 현대의 생산지상주의적 산업사회는 희소성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 즉 시장경제의 특징인 희소성이라는 강박 관념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다. 풍요로움이라 불릴 수 있는 상태는 인간에 의한 생산과 인간이 지니는 목적이 일치하는 균형 상태다. 그런데 인간은 많이 생산하면 할수록 넘쳐나는 생산품들 속에서도 그런 풍요로움의 상태로부터 돌이킬 수 없이 점점 더 멀어진다. 성장 사회가 충족시키는 것, 그 사회에서 생산성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더 충족되는 것은 생산의 명령에 따른 필요이지 ‘인간의 필요’가 아니다. 실제로 성장 사회의 존립은 인간의 필요에 대한 무지에 기초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 사회에서 풍요로움은 한없이 뒤편으로 물러서고, 그 대신 희소성이 사회를 조직적으로 지배하게 된다.

 

살린스에 의하면 오스트레일리아나 칼라하리 사막에 살고 있는 원시 유목민족은 절대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풍요로움을 알고 있다고 한다. 이 원시인들에게는 개인 소유물이 전혀 없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는 가졌던 것을 버린다.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생산을 위한 활동 즉 ‘노동’이 없다. 말하자면 그들은 ‘한가롭게’ 수렵하고 채집하며 손에 넣은 모든 것을 서로 나누어가진다. 그들은 아낌없이 낭비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단번에 소비하며 어떠한 경제적 계산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는다. 원시 수렵채취생활자들은 부르주아의 발명품인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를 전혀 닮지 않았다. 그들은 경제학의 기본원칙들을 모른다. 그들은 인간의 에너지나 자연자원 혹은 경제적으로 사용가능한 것들을 결코 완전히 활용하지는 않는다 .원시인들은 잠을 많이 잔다. 자연자원의 풍부함에 대한 신뢰 바로 이것이 원시인의 경제체계의 특징이다. 반면에 현대인의 체계가 갖는 특징은 인간이 쓸 수 있는 수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시장경제와 보편적 경쟁의 결과로 발생하는 근본적이고 파국적인 불안감이다. 이 특징은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더 뚜렷해진다.

 

원시 사회의 특징은 집단 전체적으로 실행되는 ‘장래를 생각하지 않음’과 ‘아낌없이 낭비함’이다. 이것이 진정한 풍요로움의 표시다. 반면 우리는 풍요로움의 기호(記號)만을 갖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생산 체계 속에 빈곤과 희소성의 기호를 몰아넣고 마음 졸이며 그것을 주시한다. 그러나 살린스가 말한 바와 같이 빈곤은 재화의 양이 적은 데 있는 것이 아니며 또 단순히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만 비롯되는 것도 아니다. 빈곤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인간의 관계다. 자연자원의 풍부함에 대해 원시인들이 지닌 신뢰의 토대가 되고 그들이 배고픔 상태에서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해 주는 것은 결국 사회관계의 투명성과 상호성이다. 여기서는 자연, 토지 또는 ‘노동’의 도구나 생산물 등을 누가 어떠한 형태로든 독점하여 교환을 방해하거나 희소성을 제도화하는 일이 없다. 인간의 역사에서 축적은 항상 권력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원시 사회에서 그런 축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시 사회 같은 증여와 상징적 교환의 경제에서는 한정된 적은 양의 재화만으로도 모든 구성원들이 누릴 수 있는 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재화들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부는 재화를 바탕으로 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구체적인 교환을 바탕으로 하여 생긴다. 교환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한정되어 있어도 각 교환의 순간마다 교환된 사물에 가치가 부가되고 교환의 순환은 끝이 없기 때문에 부는 무한하다. 구체적이고 관계적인 이런 변증법은 문명화되고 산업화된 우리 사회를 특징짓는 경쟁 및 차별화 속에서 무한한 욕구와 결핍의 변증법으로 역전되어 있다. 원시 사회에서의 교환의 경우 모든 관계는 사회의 부를 증가시킨다. 그에 반해 현대의 차별화 사회에서 모든 사회관계는 개인의 결핍감을 증대시킨다. 왜냐하면 원시 사회에서의 교환의 경우 소유물은 다른 것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가치를 얻는 반면 현대 사회에서 소유물은 다른 것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상대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의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풍요로움이 상실되었으며 그 잃어버린 풍요로움은 생산성을 한없이 증대해도 새로운 생산력의 고삐를 풀어도 다시 찾아질 수 없다. 풍요로움과 부는 사회조직 안에서 구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조직과 사회관계가 완전히 변화되어야만 생겨날 수 있다. 우리가 시장경제를 넘어 아낌없는 낭비로 돌아갈 날이 있을까? 우리에게는 낭비가 아니라 ‘소비’가 있다. 그것은 영구히 지속하는 강요된 소비요 희소성의 쌍둥이 자매다. 원시인들에게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풍요로운 사회를 체험하게 한 것은 그들의 사회적 논리였다. 우리를 호화스러운 빈곤 속에서 살도록 하는 것도 우리 자신의 사회적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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