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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박주원)

연이야 2012. 12. 4. 10:54

이 글은 현대민주주의론(한국정치연구회 사상분과)에 나오는 글 중 박주원 글을 요약한 내용이며 읽기전에 왜곡된 용어와 개념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대의제에 대해 언급하고 시작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 독재(dictatorship)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동안의 권력사용이라는 의미가 어원에 있고 일반적으로 지배(rule)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프롤레타리아트가 지배하는 정부, 프롤레타리아트가 지배 세력인 정치 체제이다. 하지만 냉전체제를 거치면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는 민주주의의 부정처럼 보이면서 공산주의는 독재 옹호, 자본주의는 민주주의 옹호로 왜곡 사용되었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민주주의에서 쟁점이 된 지배주체, 지배방식,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민주주의 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민주주의는 근대에 와서 실제적 제도와 운동으로 등장하였다. 그래서 초등 사회 교과서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다루고 있지만 민주주의 개념, 방식,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암기 대상으로만 전락하였다. 예를 들면 국토와 인구가 확대되면서 대의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대의제는 대의제일 뿐이지 민주주의는 아니다.(19세기 미국에서 대의제를 민주주의로 왜곡하였고 그 전에는 대의제와 민주주의를 다른 개념이었다.) 대의제는 소수에 의한 정체(귀족정, 신권정치)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대의제에서 후보로 등록하거나 대표로 뽑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부르주아거나 혹은 그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이데올로그들이다. 자유주의가 민주주의를 일부 수용하면서 성립한 자유민주주의는 무산자에게 정치적 무관심만을 낳고 있고 경제적 불평등을 무시하고 있다. 그래서 21세기 한국사회에서도 민주주의는 여전히 제기되어야 할 쟁점이고 이 책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파헤치고 있다.

 

-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인민의 지배를 달성하려는 투쟁과 인민에 대한 지배라는 대립하는 모순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현실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그 사회의 지배와 피지배관계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에서 해야한다. 또한 지배-피지배의 문제가 경제적 계급 관계에서 발생한다면 정치영역에서 민주주의 문제는 그 사회의 경제적 영역을 근거로 해서 논의해야 된다. 특히 민주주의가 일반적이고 실제적인 제도와 운동으로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근대에 와서고 근대는 자본주의적 생산에 근거한 분열된 사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민주주의에 대한 파악 방식은 논리적 방식과 역사적 방식으로 나뉜다. 민주주의는 현실의 분열된 내용에 따라 변화했으므로 논리 개념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민주주의는 역사속에서 지배주체, 방식, 이데올로기 문제로 나타났다. 역사적 방식에서도 자유와 평등의 확산으로 치환하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민주주의를 인민대중의 계급 투쟁사로 보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가 있다.

 

- 1789년 프랑스혁명과 민주주의의 태동 : 국가와 시민사회의 분리, 자유주의 대 민주주의

고전적 자유주의는 부르주아가 봉건제적 질서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사적 소유권 보장과 개인들간의 자유로운 계약의 보장을 요구하면서 성립되었다. 자유주의는 소유권 보장의 형태를 둘러싸고 국가 영역에서 해결 할 것인가? 시민사회 영역에서 해결 할 것인가? 로 분열되었다. 하지만 개인의 독립된 임노동을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은 로크의 논의를 일반적인 것으로 간주하면서 시민사회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아무튼 자유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이념에도 불구하고 재산권에 의해 차별받는다. 즉, 유산계급만이 자유와 평등이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프롤레타리아트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을 기점으로 차별적 자유와 평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래서 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으로 확립하려는 계급적 이념이고 민주주의는 신분질서에 대항한 정치영역에서의 투쟁으로 성립되었다. 프랑스혁명을 기점으로 민주주의는 정치권리의 평등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운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유주의적 질서를 재조정 평등한 주권체를 지향하는 운동을 의미한다. 그래서 공화주의자(로베스삐에르), 초기사회주의자는 참정권 확대를 통해 불평등을 해결 가능하다고 전망하였다. 즉, 소유권의 철폐보다는 소유권의 평등한 확장에 관심을 가졌다.

 

- 근대 정치질서의 확립과정과 민주주의 : 분리된 민주주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이는 부르주아에게 자유주의내에서 민주주의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면서 부르주아의 권리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즉, 고전적 자유주의를 고수하면서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타협된 정치기제를 제도화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주의의 대응은 ‘밀’의 민주주의론에서 잘 나타난다. 밀은 개인의 자발성과 자유를 바탕으로 사회교육의 필요성과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사회환경의 조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의 교육론은 교육을 받은 자만이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 즉 우매한 인민대중의 통치는 개인의 자유와 자발성, 개성을 억압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처럼 위험한 민주주의를 제한하기위해 밀은 대의제, 차등대표제를 제안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변질시키고자 평등을 자유와 조화라는 개념으로 변화시켜 자유민주주의로 결합하였다. 초기 사회주의자들에게 민주주의는 불평등한 상황을 극복하는데 유효한 정치체로 지향되었다. 그러나 국가를 그 활동, 정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주체로 전제하지만 봉건제에 대항한 정치 투쟁, 선거 참여를 통한 정치질서 개혁을 하였지만 자본주의적 불평등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였다. 즉, 초기 사회주의가 가진 낙관은 공상이었다. 이에 대해 맑스는 불공평의 근원인 자본주의적 생산과 자본주의적 소유를 철폐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맑스의 이런 분석은 민주주의가 자유주의와 결합된 현실 제도로서 성립하고 있다는 점과 민주주의가 평등을 지향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 민주주의의 제도화 과정 : 국가의 정치절차로 환원된 민주주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발달에 힘입어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반을 둔 정치체제로 형성해 간다. 이는 소수(자본가)의 이해 보호와 대중에 대한 무시와 불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20세기이후에는 대표 선출기제나 절차로서만 파악하는 것으로 변했다. 그러나 대표가 될 수 있는 자유와 경쟁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기회, 조건의 불평등이 구조화 되었고 대표자 역시 중립적이라는 보장은 없었기에 자유민주주의는 중립적일 수가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특히 냉전체제에서 민주주의를 자유주의와 동일시하고 프롤레타리아독재를 민주주의와 대립되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시즘과 소련의 정치적 억압성을 동일화하여 민주주의와 대립되는 전체주의라고 개념화했다. 이는 민주주의 문제를 정치경제적 관계를 근거로 파악하지 않고 현상만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등 문제 배제, 자유민주주의의 불평등을 은폐, 회피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반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에서 레닌은 민주주의 본질적 요소를 계급지배의 문제로 파악했다. 프롤레타리아트독재는 부르주아에 대한 강제성과 프롤레타리아트내부의 민주주의이다. 그 구체적 형태가 소비에트(노동자 권력에 입각한 직접민주주의)이다. 하지만 구체적 조건과 내용이 제시되지 않는 한 당지도에 의한 통치로 변모될 여지가 있다. 스탈린시기에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는 노동자, 농민의 국가로 전환되었다고 주장, 전인민국가론을 주장하였다. 프롤레타리아트계급에 의한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긴장을 해소하고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국가 독재를 정당화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적 발전에 의해 공산주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과 자의적으로 한 사회의 성격을 사회주의 생산양식으로 규정한 문제를 가진다. 이렇게 됨으로써 실질적 사회화를 계속할 수 있는 계기는 상실되어버렸다. 아무튼 이런 어려움은 일국 사회주의의 미성숙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렇더라도 당과 인민, 목적성과 자발성 간의 통합 노력이 부족했음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못한다.

 

이렇듯 지배방식만으로 민주주의를 파악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독재를 대립시 했던 자유주의는 평등을 배제하였고 민주주의를 지배 주체만의 문제로 파악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독재를 동일시했던 레닌은 당과 국가에 권력이 집중되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둘 다 엘리트 통치로 귀결되었다.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는 지배주체의 문제만을 강조한 나머지 민주주의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한 레닌 비판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에 진정한 민주주의 투쟁을 결합할 것을 강조했다. 그람시는 시민사회에서의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야말로 헤게모니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것이 사회주의 혁명의 기동전을 성취하기 위한 물질적 기반임을 주장했다. 자유민주주의에서는 방식과 절차만을 강조하면서 인민주권행사는 단지 선택의 문제로 변질되었고 이 과정에서 엘리트 지배가 확립되었으며 사회적 불평등은 선거권의 평등으로 가리어져 있으므로 형식적 평등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형식성에 대한 비판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