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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불만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③

연이야 2013. 5. 14. 22:53

- 산업혁명과 사회주의의 이의 제기

노동자들은 산업혁명기에도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수공업 체계에서 기술자로서 누리던 자부심과 친밀한 인간관계 대신 비인격적 시장이나 금전적 관계를 통할 수밖에 없었고 시장의 조건에 생계를 의존하는 단순한 노동력 판매자로 전락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부속물이던 기계가 생산과정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노동자는 작업 속도를 결정하는 기계의 단순한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폭넓은 분업화와 기계화는 남성 보다 훨씬 순종적인 여성과 아동 노동까지도 고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산업자본주의는 노동 계급의 비참한 고통위에 세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조직을 만들고 저항을 하자 자본가들은 단결금지법을 만들고 빈민 구호 체제를 폐지하였다. 빈민 구호 폐지의 전제는 노동자들은 노동 조건이나 급여와 관계없이 어떤 일자리도 받아들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구호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실업자의 상황은 돈벌이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도록 자극할 만큼 충분히 괴로워야 하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불평등에 맞선 항의였다. 모든 사회주의자들은 특정의 사회철학이나 교의 체계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인 적은 없지만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로 인해 불평등이 생겨났기 때문에 자본의 사적 소유 폐지는 공통의 의견이었다. 19세기 초의 사회주의 그룹중 하나인 고전적 자유주의의 개인주의적 사회주의 역시 자본의 사적 소유를 반대했고 그 중에서도 토머스 호지스킨이 가장 대표적이다.

 

호지스킨은 자본이 생산적이라는 통념을 반박하면서 자본의 행위로 돌려지는 생산은 실제로는 상호 의존하는 노동자들의 행위라는 점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어부가 그물의 도움을 빌려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볼 때,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보수주의자는 물고기 중 일부는 어부의 노동으로 나머지 일부는 그물의 도움으로 잡았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물이 생산적이고 그물을 소유한 자본가가 그물의 생산성에 기인하는 이윤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호지스킨은 어부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다른 노동자들이 그물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물고기는 어부와 그물 노동자 두 사람의 공동 노동을 통해 잡은 것이다. 그러나 물고기를 잡는 곳에 그물 노동자는 없기 때문에 그물 노동자가 수행하는 몫은 실제로는 노동자가 만든 제품, 그물을 통해 수행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에서 한 노동자가 자본의 생산성에 의존하고 따라서 자본가들에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겉모습은 사실이 아니다. 노동자는 오직 다른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공존하는 노동에 의존할 뿐이다.

 

초기 사회주의자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월리엄 톰프슨은 자본주의 시장이든 사회주의 시장이든 경쟁적인 시장안에서 개인주의적으로 부를 추구하다 보면 악폐1가 생기기 때문에 자치와 협동의 공동체로 구성되는 계획된 협동적 사회주의 사회를 주장한다.

 

훌륭한 노동 조건과 넉넉한 임금, 노동 계급 자녀들의 교육을 추구한 로버트 오언은 다른 자본가처럼 이윤 추구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이는 공장 차원에서는 기독교 가부장적 윤리와 자본주의 체제가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언은 귀족적 자본주의 비판자와 비슷하였지만 한 계급이 하층 계급을 착취하는 사회는 반대하였다. 서로 협력하여 최대의 집단 이익을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자치적인 산업 공동체와 농업 공동체 형태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공동체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폐지되고 이기적인 이윤 추구가 근절될 것이라고 믿었다. 아무튼 지적인 면에서 사회주의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자유주의의 관념과 모든 사람은 동포의 파수꾼이어야 한다는 전통적 기독교 가부장 윤리에 고유한 관념이 결합한 결과물이다.

 

바뵈프는 모든 인간은 자연적으로 권리와 요구에서 평등하게 만들어졌고 따라서 사회는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뵈프는 프랑스 혁명 운동에서 극좌파를 지도하면서 정부를 타도하려는 계획을 꾸몄지만 발각되어 처형당한다. 바뵈프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부를 무력으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제시했고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이행하는 동안 자본주의 잔재를 일소하기 위해 일정한 독재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고드윈은 자본주의 악폐의 근원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이며 자본주의 체제의 정부는 자본가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악폐를 절대 근절하지 못한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고드윈은 인간의 이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악페에 관해 알려주면 이성적으로 논의해서 사적 소유를 폐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봤다.

 

그 외에도 생산과 분배를 정부가 관장해야 한다는 사상을 사회주의에 물려준 것은 생시몽과 그 추종자들이다. 푸리에는 협동조합(팔랑스테르)사상을 대중화했으며 자본의 경쟁은 독점으로 이어진다고 처음으로 예견한 사회주의자 중 하나였다. 프루동은 국가의 목적은 소유권을 집행하는 것이고 소유권은 소수에게는 특권인 반면 대중에게는 제약이기 때문에 소유권을 확립하고 집행하려면 부득이하게 강제가 수반된다. 따라서 국가의 주된 기능은 강제이기 때문에 소유 관계가 폐지되고 국가의 필요성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정의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1. 첫 번째 : 모든 노동자, 장인, 상인이 서로 경쟁자이자 적수로 본다. 두 번째 : 여성 억압. 세 번째 : 시장의 무정부성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 네 번째 : 자본주의의 수많은 불안전. 다섯 번째 : 지식 획득이 개인적 이익의 보조물로 전락하면서 지식의 향상, 확산이 지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