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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불만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④

연이야 2013. 5. 15. 21:02

-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개념

마르크스는 역사유물론의 관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관한 연구를 확립했다. 즉 도구, 공장, 설비, 생산 기술, 노동자의 지식 수준, 천연자원, 기술 수준 등등의 생산력과 각 계급과 생산수단 사이의 관계(생산 시설의 소유권과 생산 활동 결과물의 분배 까지 포함)에 해당하는 생산관계를 아우르는 생산양식이 사회 제도, 사상 등을 결정하는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토대가 상부구조의 모든 측면을 완전하게 결정한다는 경제결정론은 마르크스에 대한 오해일 뿐이다. 아무튼 생산관계는 생산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계급구조를 의미하고 계급들 사이의 적대가 역사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

 

마르크스가 보기에 모든 사회에서 생산은 자연을 변형해야 하고 이때 자연은 생산에서 변형되는 재료이며 오직 인간 노동만이 자연을 변형시킨다. 그리고 한 노동자의 생산 활동은 다른 노동자와 동시에 또는 이전에 한 생산에 의존하는 사회적 활동이지만 개별 노동자는 거의 무기력한 존재라고 본다. 자본주의는 이외에도 생산활동이 즉각적으로 사회적이지 않다. 노동이 사회성을 갖게 되는 것은 교환되는 상품의 가격에서 판매와 구매를 통해서 상호 의존하는 노동자들의 간접적인 사회적 관계를 구성한다. 왜냐하면 상품의 가격은 유용성이나 물리적 특성과 관계가 없고 생산자들의 상호 의존을 조정하기 위해 사물에 사회적으로 붙여진 정신적 추상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의 상호 의존은 노동자들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사물 사이의 관계로 나타난다.

 

자본주의에서는 자본가, 소상인이나 독립 기술자 혹은 전문직, 노동자, 극빈층의 계급이 있다. 자본가 계급은 생산 자원을 소유한 덕분에 정치, 경제 권력을 대부분 차지하고 생산적인 일을 할 필요가 없고 원하는 대로 아무 일이나 해도 된다. 그렇지만 임금 노동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노동자는 노동력에 대한 통제권을 일정한 시기 동안 판매해서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 생산과정에서 임금, 재료와 도구의 가치를 제외하고 남는 부분이 잉여가치이다. 이 잉여는 이윤, 이자, 지대로 돌아가고 이는 화폐, 토지, 기계의 소유에 대한 소득이다. 이윤, 이자, 지대는 노동 계급이 창조하는 잉여의 유일한 형태는 아니고 세금 또한 잉여에서 나온다. 그리고 소상인, 독립적 기술자, 전문직은 자신만의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임금 노동자처럼 노동을 하기도 하지만 자본가처럼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자본가 계급의 이해에 가까울 때도 있지만 노동자의 이해에 가까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극빈 계급이 있는데 이 중 비자발 실업자는 고용된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약화시키고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이 되기도 하지만 버려질 수 있어 극빈층의 수는 항상 변화한다. 자본주의에서는 최상층과 최하층은 생산에 기여하지도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잉여에 의존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비생산적 소비자를 먹여 살리는 데 분노하거나 실망할 때마다 분노와 실망이 호화를 즐기는 자본가가 아니라 실업자와 고용 불능자에게 향하는 경우 자본주의 평화와 안정에 훨씬 큰 공헌을 한다.

 

소유권은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이고 특권과 그에 따른 제재를 규정하고 정당하게 강제력을 행사한다고 믿어지는 강제기관을 통해 강제적으로 확립된다.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는 주식 소유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소유에 따른 권리는 노동 과정을 감독, 지휘, 통제하는 관리자 지명과 노동자들이 창조한 잉여가치에서 몫을 받는 것이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그들은 물건을 생산하는 분투보다 자본가는 훨씬 더 극심한 분투를 치르기 때문에 이윤, 이자, 지대는 분투와 절제라는 희생의 대가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마르크스는 어떤 사람이 자본가가 되는 데 필요한 절제와 분투에는 사회에 관한 기여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누군가가 공장을 사려고 평생 저축했다면 자기만을 위해 저축한 것이고 오히려 이런 노력은 지배 계급에 진입하는 장벽이 높다는 사실을 반영할 뿐이다. 그리고 과거 자본가가 없을 때도 사회경제 체제는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둘째는 희생과 절제로 자본가의 소득을 정당화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어떤 사회든지 지배 계급의 부와 권력, 소득(노예제 사회의 노예주)도 희생과 절제로 정당화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 자본가는 자본 소유를 상속받았다. 상속받지 않은 자는 자체한 덕분이 아니라 무자비하고 약삭빠르며 속임수에 능하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해적 행위, 노예무역, 식민지 약탈 등이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따르면 자본은 다른 생산 요소(토지, 노동)들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에 근거해 보상을 받기 때문에 어떤 착취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자본은 도구를 포함한 생산수단이고 생산에서는 도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본도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마르크스는 도구는 자본이나 이윤이 존재하지 않은 사회에서도 사용했기 때문에 도구 그 자체는 자본이 아니라고 한다. 생산이란 인간이 자연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이 무언가를 생산했다는 것은 자연이 인간이 사용하기 알맞게 스스로 변형됐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도구가 스스로 뭔가를 생산한다는 생각도 혼동의 결과(물신 숭배)일 뿐이다. 현대적 생산에서 도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는 생산이 사회적이며 생산자들이 상호 의존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목수는 망치, 못, 톱, 목재를 사용하여 집을 짓는데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들은 목수와 더블어 망치 1개, 못 몇 개, 톱 1개, 목재 등이 목수와 더불어 집을 지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인간이 사회적으로 집을 지었으며 일부는 망치를 생산하고 다른 이들은 각각 못과 톱과 목재를 생산하고 또 다른 이들은 사회적 생산 과정의 마지막 단계(목공)를 수행함으로써 이 모든 인간적 노력을 결합하는 식으로 노동을 분담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자본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특수한 사회관계의 집합이라는 맥락에서 상품으로 판매되는 도구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자본은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도구가 상품으로 생산되고 이 상품을 생산에 사용하는 계급이 아니라 다른 계급이 소유하며 도구를 사용해서 생산하는 계급은 자신들이 만든 생산물의 소유권을 갖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모든 생산적 상호 의존에서 한 노동자는 다른 사람들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은 결코 서로 상대하지 않는다. 노동의 상호 의존은 자본가들 사이의 경제적 거래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즉 노동의 상호 의존은 모든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지대와 이윤이 단순히 생산에 필수 불가결한 토지와 도구의 물리적 성격에서 나온다는 주장은 자본가들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사회관계가 감춰진다고 봤다.

 

-마르크스의 사회이론과 경제이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악폐는 노동자들의 물질적 박탈보다 개인이 한 인간으로서 지닌 잠재력을 성취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노동의 과정을 자본이 통제하기 때문이다. 생산은 사회적으로 동등한 인간끼리 협력하면서 서로 간에 애정과 상호인정의 유대가 발달하고 이런 노력은 심미적으로 발전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자본가가 보기에 임금은 또 다른 생산 비용에 불과하고 노동은 구매해서 이윤을 얻을 수 있을 때 사들이는 상품이 된다. 그런데 노동력을 파는 것도 비인격적 시장 조건에 좌우되고 노동의 산물 역시 자본가의 소유1가 된다. 즉 마르크스는 인간의 개인적 발전을 방해하고 소외된 시장을 인간생명을 유지하는 활동의 상품으로 만드는 노동 계급의 타락과 철저한 비인간화를 가장 비판한다.

 

잉여가치는 자본가들이 한 상품(노동력)을 사고 다른 상품(생산과정에서 노동자가 생산한 물건)을 판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윤이 생기는 것은 노동력의 가치가 그 노동력으로 생산한 상품의 가치보다 작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가치는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노동력의 유지와 재생산에 필요한 노동 시간에 따라 규정된다. 1일 평균 노동 시간이 노동자가 생존 임금에 해당하는 가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초과한다는 사실 덕분에 자본가는 잉여를 전유할 수 있다.

 

고전파들은 부지런하고 절제된 행동을 통한 저축 때문에 자본가들이 부를 축적했으며 반면에 절제보다는 소득을 방탕하게 소비한 사람들이 노동자라고 한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이런 논리를 비역사적 인식이라고 비판한다. 시초 축적의 중요한 사례는 인클로저 운동과 봉건적 농업 인구의 추방, 거대한 가격 인플레이션, 무역 독점, 식민지 건설(원주민 섬멸과 노예화, 동인도의 정복과 약탈, 아프리카의 상업적 흑인 수렵장 전환)이다. 이런 초기 축적이 진행되면 더 많은 자본을 획득하려는 충동이 자본주의 체제를 이끄는 동인이 된다.

 

더 많은 자본을 획득하려는 경쟁은 노동 절약형 기계 도입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개별 노동자가 더 많은 자본을 가지고 일을 하고 노동자당 생산고가 늘어날 것이다. 결국 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도 총생산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쏟아지는 반면 노동자의 임금은 제한되고 소비자의 수요는 제약된다. 수요가 줄면 소비재 부문의 자본가들은 생산 시설을 추가하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자본재 수요가 감소하고 자본재 부문의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의 감소는 노동자들의 해고로 이어지고 그 결과 총임금이 줄고 국민소득이 감소하고 수요는 축소되고 소비재 생산도 감소하면서 정리 해고는 확산되고 공황이 닥친다. 공황 중에는 임금이 떨어지지만 상품 생산만큼 급속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공급이 수요보다 적어지면서 경기는 회복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성장하지만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변덕스럽게 오가면서 주기적인 고실업에 시달릴 것이라고 봤다.

 

자본 축적의 또 다른 결과는 부의 소수 집중이다. 이는 자본가들 사이의 경쟁은 승리자가 약자의 자본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상적인 조건 아래서 사업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자본의 최소량이 증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수의 부유한 자본가와 다수의 프롤레타리아트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게 된다.

 

자본의 집중이 심해질수록 프롤레타리아트는 빈곤이 악화된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임금이 오르더라도 노동자는 궁핍해진다고 한다. 왜냐하면 첫째, 임금이 오르더라도 이윤이 증가하는 정도만큼만 오르고 따라서 노동자는 자본가에 비해 계속 궁핍해진다. 그리고 자본주의 발달에 따라 분업이 더욱 세분화 되고 이럴수록 노동자는 인간으로서 둔해지고 무지해지고 마비 상태에 빠져 임금이 많든 적든 간에 악화된다.

 

마르크스는 국가를 지배 계급의 독재라고 봤다. 자본주의에서 국가는 자본가들의 경제 권력의 원천인 재산권을 강제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관해 자본가들의 독재를 강제하는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 비판자들을 수감하거나 시장 확보를 위해서 전쟁을 수행하고 수익성을 위해서 도로, 철도, 운하, 우편 등을 제공한다. 그리고 국가는 자본가들 사이의 경쟁을 중재한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일부 자본가들의 이해에 거스르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도 하지만 결코 하나의 계급으로서 자본가 전체의 이익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수립하려면 의회적 방법이 아니라 혁명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 무엇이 노동 소외를 구성하는가? 첫째, 노동이 노동자에게 외적이라는 점, 곧 노동자의 본질적 존재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서 자신을 긍정하지 않고 오히려 부정하며 ... 그리하여 노동자는 노동 이외의 장소에서 자신을 느끼고 노동을 할 때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노동자의 노동은 자발적인 게 아니라 강요된 것이며 강제 노동이다. 또한 욕구의 충족이 아니라 노동에 외재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 외재적인 노동, 곧 인간이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는 노동은 자기희생이나 금욕의 노동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에게 노동의 외재적 성격은 그것이 자신의 노동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동이라는 사실, 곧 노동이 자신에게 속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노동에 속한다는 사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속한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그 결과로 인간(노동자)은 동물적 기능, 먹고, 마시고 번식하고, 기껏해야 집에 거주하거나 옷을 차려입는 것 말고는 어떤 일에서도 자유롭게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느끼지 못한다. ...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