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보이지 않는 손’의 진실 강의록②

연이야 2013. 11. 13. 11:48

 

4. 경제학적 인간

스미스가 보는 사회는 수많은 인간들이 모인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과 행태를 알아야 사회를 알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국부론도 마찬가지지만 부르주아경제학은 인간 본성이 경제이론의 출발점이 된다. 국부론의 기본 인간본성은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하게 계산하는 이기적 인간이고 원자적이라고 여긴다. 원자론은 사회보다 개인이 더 근본적인 실재라는 의미이다. 이런 원자론적 심리학은 사회와 관계없이 개인의 성질이 독립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며 사회제도는 개인들을 위한 수단이자 개인들이 만든 작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순수한 원자론적인 개인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부르주아경제학은 로빈슨 크루소를 ‘순수한 개인’의 대표로 삼지만 로빈슨 크루소는 섬에 혼자 살기 전에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 살았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르주아 경제학에서는 ‘인간은 이기적이고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는 경제인’이라고 가정한다. 그리고 사회는 처음부터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자본주의만이 존재해왔으며 앞으로도 자본주의가 영속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기주의는 공리주의와 결합되어 나타난다. 어떤 쾌락을 추구하고 어떤 고통을 피할지에 관한 결정은 상황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데 바탕을 둔다. 여기서 이성은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다.

 

과연 정말 모든 인간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는 합리적 선택을 할까? 경제학적 인간관에서 보면 노예, 노동자도 자신의 처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했다는 말인데 이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일 뿐이다. 그리고 예를 들면 베블런은 유한 계급의 일은 모두 약탈을 목적(강제 혹은 술수로 부를 탈취, 땀/기술을 사용 부를 직접 생산하지 않음)으로 하고 이들의 행위는 사회의 승인하에 이루어지고 그 사회는 비생산 계급을 감당할 정도로 부유하고 대단히 공격적이다. 그 결과 강제로 부를 탈취하는 유한계급은 명예롭고 위엄까지 있지만 순수노동은 비천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 계급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는 과시적 소비를 한다. 베블런의 유한 계급의 과시적 소비는 주류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론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선택한다는 합리적 인간은 가격이 비쌀수록 오히려 소비를 증가시키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도 명품 소비 등으로 나타난다.

 

 

합리적 인간에 반하는 사례

①비대칭 정보 시장

-중고차 시장 : 판매자는 중고차의 하자를 파악, 구매자는 중고차 정보에 무지⇒합리적 선택에 한계

②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전체적으로 합리적인가?

자본의 중복 투자(지적재산권 반박 사례 : 특허에 따른 독점⇒독점이윤, 연구자들 사이의 연구 중복 현상 초래)

 

자본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가 자본가나 노동자의 개인행동에 일정한 제약을 가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스미스는 교환을 인간의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하지만 자본론에서는 “개인들이 문제로 되는 것은 오직 그들이 경제적 범주의 인격화, 일정한 계급관계와 이익의 담지자인 한에서다.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발전을 자연사적 과정으로 보는 나의 입장에서는 다른 입장과는 달리, 개인이 이러한 관계들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은 주관적으로는 아무리 이러한 관계들을 초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그것들의 산물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렇기 때문에 인간의 고정된 본성은 없으며 사회관계의 산물로써 파악한다. 또한 마르크스는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에서 인간은 역사와 사회의 산물로 파악한다. 예를 들면 유년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초등학교 때의 자신이 나만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지금 성장했을 때 나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가?(역사성) 혹은 가족과 생활할 때 나만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학교나 직장에서 생활할 때 나만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가?(사회성) 즉, 인간의 본질은 그 현실에 있어서 사회적 관계들의 앙상블이다.

 

5. 자유방임

자유방임주의는 중농파, 애덤 스미스의 관점과 지금의 주류경제학이 보는 관점은 많은 차이가 난다. 우선 중농주의의 자유방임에서 대해서 검토해보자.

 

1) 케네의 경제표, 자유방임주의

아래의 표는 중농주의의 대표적 인물 케네의 경제표이다. 이 표에서 생산계급은 20억을 투하하여 50억(20억 화폐, 공업생산물 10억, 팔지 않은 농산물 20억)의 생산물을 얻고 불생산계급은 원료 등 유동자본으로서 10억을 지출하여 20억(식료품 10억, 원료 10억)을 얻고 지주계급은 농민으로부터 받은 지대수입 20억(식료품 10억, 공업생산물 10억)으로 생활한다. 이렇게 해서 부의 생산과 유통은 다음 연도의 재생산을 가능케 하는 조건을 갖추어 그 순환을 끝맺는다. 이 경제표의 등장은 마르크스의 재생산표식과 케인스의 국민경제순환모형(1936년)이 등장하기 1세기 전이다. 케네의 경제표는사람 몸속에 혈액 순환에 힌트를 얻어 구상한 것으로 각 계급간의 화폐와 농산품, 공산품의 흐름을 경제사회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며, 이에 의해 경제학은 비로소 과학으로서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케네의 경제표>

 

 

케네에게 있어서 이 경제순환은 자연적 질서로 인식되었다. 이 자연적 질서는 자연법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연법 철학이란 신은 인간에게 생명을 주었고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활동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자신의 생산활동을 통해 생산한 물건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사유재산제는 신이 부여한 자연권이다. 그리고 사유재산제가 자연적인 인간의 권리라면 재산을 소유한 자가 자신의 재산에 대한 사용권을 갖는 것도 당연하므로 경제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법 철학에서는 국가가 개인의 생활에 간섭하는 것은 자연적 질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연법 철학은 자유방임주의의 토대이며 이후 애덤스미스를 거쳐 주류경제학의 시장만능주의로 이어진다.

 

2)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

자본을 투자할 때 노동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에 투자해야 연간 생산물이 가장 크게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농업→제조업→도매업(국내상업→국내소비를 위한 대외무역→중개무역)→소매업의 순으로 투자해야 연간 생산물을 가장 크게 증가시킨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해서 이 순서로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스미스는 “특정산업부문에 대해 특별한 장려책을 실시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없었을 경우 이 부문에 자연적으로 투하되었을 것보다] 더욱 많은 양의 자본을 의도적으로 이 부문에 끌어들이려 하거나, 또는 특정산업부문에 대해 특정한 제한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없었을 경우 이 부문에 투하되었을] 일정량의 자본을 의도적으로 이 부문으로부터 끌어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참된 풍요.번영을 향한 그 사회의 진보를 촉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저지하며, 또한 사회의 토지.노동의 연간생산물의 진정한 가치를 증대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감소시킬 뿐이다”(국부론-하,184) 라고 중상주의를 비판한다.

 

이렇듯 중상주의적 국가 개입은 국부를 감소키고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수입에 대한 제한조치와 수출에 대한 장려책이 있다. 하지만 보호무역은 각 개인에게 맡겨두면 이익이 가장 많은 부분에 자본이 투자되어 국부가 증진되는 것을 막을 뿐이며 그래서 스미스는 대외적으로는 자유무역을 주장한다.

 

스미스의 자유무역에 대해서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각각의 국가들은 경제의 발전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상응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당시 영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영국 이외의 나라들로부터 식료, 제조 원료들을 수입하고 영국으로부터 완성품을 수입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아담 스미스는 자유방임과 국제분업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리스트는 영국 이외의 다른 나라가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영원히 영국에 대한 원료공급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봤다. ‘실제로 18세기 중반 영국은 식민지의 1차 상품 생산을 장려를 위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원료에 대해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고 영국에서는 수입세를 폐지했다. 즉, 미국인들이 영국 제조업의 경쟁자로 부상하는 일이 없도록 1차 상품 생산에 확실하게 묶어 두고자 했다.’(나쁜 사라리아인들‘77∼78p) 즉 영국은 자유무역을 하기 전까지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철저히 보호정책을 취하였다. 그래서 리스트는 후진국의 경제발전이 영국과 같은 수준으로 되기전까지는 보호관세를 통해 국내산업을 보호육성해서 선진국들의 공세를 방어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스트의 관점에서 봤을 때 한미FTA는 미국의 독점자본에는 유리하지만 한국의 국내산업에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3) 야경국가

아무튼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경제인들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자유방임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국부론에서 국가는 국토방위, 사법행정, 공공사업의 유지만 수행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즉 야경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기에 앞서 두 가지 전제를 달고 있는데 ①국가가 특혜를 주거나 제한을 가는 모든 제도를 완전히 철폐해야 하고 ②개인은 자기의 사적 이익이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개인들은 자유롭게 경쟁하며 투자는 국부 증진을 위한 자연적인 순서에 따라 이루어지고 국부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늘 강의 제목이 ‘보이지 않는 손’의 진실인데 스미스는 국가가 개입을 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각 개인들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서 사회전체 이익에 이바지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야경국가를 주장한다. 학교 교과서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가격으로 해석되지만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국부론 어디에도 개념 정의를 하지 않았고 딱 한번 등장한다. 그리고 <국부론>, <도덕감정론>에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한 경우를 보면 스미스가 믿고 있지만 증명할 수 없는 자연적 질서, 신의 섭리를 의미한다. 즉 사적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이익이 증가한다는 이론은 전혀 증명되지 않은 이데올로기이다. 그렇다 보니까 역사적으로보면 자유경쟁에서 독점이 형성되고 이윤추구라는 자본의 운동은 정의의 원칙을 쉽게 벗어나기 마련이다. 즉 ‘보이지 않는 손’은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이데올로기이다.

 

4) 작은정부와 신자유주의자들의 자유방임주의

이런 사정은 신자유주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유방임하면 시장은 최적의 자원을 배분할 것이기 때문에 작은정부를 외친다. 하지만 자유경쟁에서 독점이 나왔다는 것은 시장이 만능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앞에서 봤듯이 독점자본은 자신의 이윤추구에 유리할 때는 국가개입을 찬성하지만 이윤추구에 방해가 될 때에는 국가개입을 반대하기 한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자유방임하면 시장이 가격, 생산양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조절한다는 시장만능주의에 바탕을 둔 작은 정부는 규모(예산, 조직)의 축소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 정부의 셧다운 논란은 겉으로는 공화당과 오바마정부간의 예산안에 대한 대립이지만 핵심은 작은정부에서도 예산 규모는 줄이지 않고 대부분의 예산을 구제 금융, 전쟁 비용, 이자 지급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은 계속 증가하였다. 오히려 작은정부 이데올로기는 엉뚱하게 복지축소와 공공사업축소 등의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의 축소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100개의 지자체가 파산 직전에 있고 그래서 공공기관, 공공재산을 저가로 매도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6. 결론

시간이 지났고 세계는 변화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노동가치는 구시대의 유물이고 더 이상은 현실을 설명할 수 없으며 노동가치는 종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동안 세계의 무엇이 변했으며 변한 세계는 어떤 기준으로 해석하는지? 스미스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타인(노동자)노동을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바뀌었는지? 바뀌지 않았고 본질은 그대로이다. 노동가치론은 노동자가 창조하지만 노동자에게 지불되지 않는 노동이 이윤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윤의 본질이 알려지기 두려운 자본은 무노동=무임금의 원칙 주장, 노동가치를 구시대의 유물이니, 종교라고 주장

 

참고도서 소개

○노동가치-노동가치의 개념과 역사적 배경, 전개과정 그리고 맑스 노동가치/잉여가치를 소개하고 맑스이후 노동가치론 논쟁과 노동가치론의 현대적 의의에 대해 설명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생산력의 발전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 중세에서 근대까지의 변화의 과정을 설명해 놓은 한편의 세계사이며 2부에서는 자본주의 시작과정, 축적과정의 비밀을 소개

○노동을 보는 눈-노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노동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를 목적으로 쓰여진 책 노동시장의 탄생과 비밀, 인전자본론 등 노동통제의 종류와 빙삭, 근본적인 생산수단과 노동력의 재결합, 노동, 토지, 화폐의 탈상품화를 제외한 경제민주화와 노동자 경영참가의 한계, 파업을 시민권과 노동권의 대립으로 몰고가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이 결국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며 세계화 시대에 노동 유연성의 강화 추세를 분석

○자본론을 읽어야 할 시간-자본론 1권의 쉽게 설명한 책, 1권 핵심 문장을 인용, 설명하면서 자본론의 현대적 의의도 짚어주는 명저

○노동자교양경제학-‘자본론’을 읽기전 반드시 봐야 할 필독서로써 쉽게 풀어 쓰는 자본론이며 현재의 이슈를 자본론의 관점에서 명쾌하고 직설적으로 다룬다. 그 외에도 국가독점자본주의론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석, 김수행 교수의 저서는 학자적 뉘앙스가 강하다면 채만수 선생의 저서는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쉽고 명확하게 저술

○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이야기-경제초보자가 쉽게 읽을수 있도록 저술한 경제사상사, 경제에 관심이 많더라도 처음부터 경제원전을 공부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그래서 경제사상사를 통해 어떤 개념, 이론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먼저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 저자의 관점

 

그 외

류동민, <경제학을 만든 사람들>, 비봉출판사

E. K. 헌트, <자본주의에 불만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 이매진

정은희, ‘미국 셧다운, 월스트리트의 정부 사유화 전략’, 참세상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부키

애덤 스미스, <국부론> 상, 하 비봉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