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중국 철학 이야기(강신주 저)

연이야 2016. 2. 13. 18:58

중국 고대 철학 이야기는 제자백가의 이야기이고 제자백가가 활동하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주나라가 견융의 침입으로 동쪽으로 수도를 옮긴 때부터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때까지의 시기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수많은 제후국들이 독자적으로 부국강병을 추구하며 패권을 다투었던 시기로 한마디로 약육강식의 논리가 팽배해졌다.


공자

주례의 파괴가 사회적 위기의 원인으로 간주, 그래서 주례를 새롭게 만듦으로써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다.

예(禮)는 지배귀족 사이의 위계질서를 유지하고 통치계급 내부의 분열을 막기 위한 수단, 많은 사람들은 공자의 인을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이라고 정의. 하지만 지배층에만 국한되는 특수한 형태의 사랑으로 지배층으로서 요구되는 귀족의 품성을 의미 즉, 인한 사람은 품위있는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귀족적 고상함을 가진 사람이고 인하기 위해서는 예를 철저히 익혀야 한다.

귀족적 고상함과 포용력으로 민중을 상대할 때 지배층은 조화로운 관계가 될 수 있고 지배층의 조화와 단결이 피지배층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발한다고 생각

공자 자신뿐 아니라 그의 제자들 대부분은 정치, 경제권력을 가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공자는 주나라 귀족의 행위 규범(은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 지배층은 자신들을 피지배층과 구별하기 위해서 또한 지배층 내부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예라는 복잡한 행위 규범을 만들었다. 즉 주나라 지배층은 정치,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자신들의 권력을 예로 치장)을 배우고 익혀서 내면적 고상함을 유지하라고 했다. 즉 권력자가 입던 옷을 주워 입는다고 권력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공자는 이 옷을 평생 입으라고 역설했다. 이런 주장의 이면에는 자신도 권력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이 있는 것은 아닐까?

공자가 위대해진 이유는 2천년 이상 중국사상의 주류였고 후배 유학자들의 신격화 노력 때문


손자와 오자

손자병법의 특징

①조직과 군령을 중시 ②장수의 자율성 강조 ③군인을 장수의 명령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형세를 조성하려고 함 ⇒ 장수와 그의 군대는 일체의 외적인 영향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이 군대는 하나의 몸처럼 급변하는 전쟁의 상황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

형세: 장수와 군사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구성하고 군사가 장수의 명령에 따라 죽음을 불사하고 전쟁에 임하게 하는 무형의 조건


오자병법의 특징

장수가 백성이나 군사들에게 수치심을 각인시켜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하도록 유도 함. 그러기 위해 장수는 엄격한 자기수양과 실천이 전제.

손자에 의하면 장수는 강력한 형세를 구축함으로써 군사들로 하여금 싸우지 않을 수 없도록 해야 함. 반면 오자는 군사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해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게 해야 함. 손자는 법가의 사유를 대변. 오자는 유가의 사유를 대변. 손자/오자의 병법은 노자 철학에 깊은 영향을 줌

※참고도서

‘중국병법의 지혜’ 김기동 <서광사>

‘손오병서’ 김달진 <문학동네>


묵자

전쟁 반대한 평화주의자. 전쟁에서 살육당한 사람은 피지배층들이고 이것이 민중의 여명을 담은 철학의 탄생 배경.

묵자의 열가지 테제

①현명한 사람을 숭상 윗사람을 받들며 따라야 함 ③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

④전쟁 금지 ⑤재정지출 절제 ⑥장례 절제 ⑦하늘의 뜻을 따라야 함 ⑧귀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함 ⑨음악 금지 ⑩운명이 있다는 것을 거부

이 중 핵심 테제는 겸애이다. 묵가는 사회적 혼란의 원인을 인간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묵가의 겸애는 현존하는 정치적 질서나 위계 구조를 긍정하는 토대 위에 진행되는 차별없는 사랑이다. 즉, 나와 남의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지 부모, 집안, 국가의 구별이나 차별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또한 사랑은 물질적으로 그 상대를 이롭게 해야 한다. 그래서 묵자는 군주가 국가안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물질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 권력을 지녔기 때문에 독재론을 펴고 전쟁금지, 재정지출 절제, 장례 절제, 음악 금지를 내세운다.

묵가는 위정자들이 겸애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 하늘과 귀신의 의지를 긍정하는 초월적 종교론를 제시한다. 하지만 하늘과 귀신은 윤리적으로 요청된 신일뿐이다.

묵가는 전국시대 가장 유력한 사상이었고 유가에서 주장하는 인은 공허한 것으로 비판. 즉 유가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할 뿐 자기희생과 이타적 행위를 망각한다고 비판

※참고도서

‘묵자(상, 하)’ 김학주 옮김 <명문당>

‘도의 논쟁자들’ 그레이엄 앤거스 <새물결>


양주

양주학파는 묵가의 이념, 명분은 삶의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망각했다고 비판하며 삶을 긍정하는 실존주의 통찰과 이에 기반을 둔 일종의 아나키즘적 정치 철학 전망했다. 양주는 삶이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있다는 철학적 전망을 제안했다. 그래서 삶 자체를 수단으로 만드는 모든 외적인 목적을 공격했다. 그래야만 당당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내부의 힘에 의해 살아가는 자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대 군주들은 양주의 사상을 선호했다. 이유는 유가, 법가, 묵가 등의 사상을 받아들인다면 군주는 자신의 삶을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양주의 사상에서는 군주 자신의 삶 자체가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주의 삶은 긍정될 수 있지만 부국강병이라는 목적이 소멸됨에 따라 군주정치는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아나키즘으로 귀결. 양주의 사상은 장자에 의해 계승


노자

군주가 일체의 외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고 국가가 작동하는 냉정한 원리에 따르는 정치, 즉 무위정치를 주장

민중이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이유는 국가권력 자체가 그릇되게 기능하는 것, 즉 국가와 민중간의 교환관계가 와해되면 민중은 저항. 그래서 재분배가 국가의 핵심 기능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성인에 의해 빈부격차 등의 양극화 해소 됨.

노자의 재분배 논리는 민중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남음이 있는 사람을 위해서 그 상태로 어떻게 영속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재분배는 더욱 강화된 수탈을 위해서 해야 되고 피통치자에게는 파악되지 않아야 함

결론적으로 노자의 무위정치는 수탈과 재분배라는 교환관계가 활성화되어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수탈을 감내하는 상황이다. 피통치자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함으로써 통치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통치.

노자는 유가와 법가를 비판적으로 종합해서 사랑의 원리와 폭력의 원리를 적절히 구사했다. 피통치자가 제국안에 들어오면 사랑의 원리, 제국 바깥에 남는다면 폭력의 원리에 입각해 통치해야 한다고 역설. 노자의 이런 논리는 현재 중국에 이르기까지 중국적 제국의 논리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순자

동양의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할 만큼 기존의 모든 사상을 비판적으로 종합했던 사상가. 순자에게서 예란 인간의 탐욕스러운 삶을 규제하기 위해서 성인이 제정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성악설의 배경. 순자에게서 성악설의 근본 동기는 예의 외재성과 주체의 실천의지 복원. 순자에게서 인간 본성이 악하다고 했을 때 악은 어떤 윤리적인 의미를 띠고 있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주어진 것이라고 이해

순자에게서 선은 사회질서가 확보된 상태이다. 맹자의 말처럼 인간이 선하다면 국가질서나 사회규범은 아무 소용이 없다. 즉, 맹자의 성선설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정치질서도 해친다. 순자는 인간의 욕망을 부정적 계기과 긍정적 계기로 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