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초등학생 고학년될수록 책읽기 싫어해…이유는

연이야 2011. 5. 16. 13:19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은 고학년이 될수록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대도시나 중소도시 일수록 더욱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경인교대 정혜승 교수와 광주교대 서수현 교수가 2007년 전국 초등학생 2만7458명을 대상으로 읽기태도 검사를 실시해 본 결과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71.9점으로 평가됐다.

주목할 점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태도가 나빠진다는 사실이다. 1학년때 76.4점이던 읽기평균 점수는 74.9점(3학년) → 69.1점(5학년) → 66.5점(6학년)으로 하락해 6학년 학생들의 읽기태도 점수는 1학년보다 9.9점이나 낮게 나타났다. 평가 영역별로는 독서를 얼마나 즐기는지를 살피는 ‘정서’ 영역의 하락폭이 3.8점으로 가장 컸고,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 영역과 실제 독서를 얼마나 하는 지를 따지는 ‘행동’ 영역의 하락폭은 각각 2.4점과 3.7점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대도시 지역일수록 심했다. 대도시 학생의 경우 1학년때까지만 해도 읽기태도 점수가 평균 79.3점으로 중소도시(75.8점)이나 읍면지역(68.9점)보다 높았다. 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점수가 크게 떨어져, 대도시 6학년생의 읽기태도 점수는 평균 67.1점으로 중소도시(66.4점)나 읍면지역(65.1점)과 불과 0.7~2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는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으로 어릴때부터의 독서활동 기록 내역이 평가대상이 되면서, 독서가 자발적 활동이라기보다 비교과 학업의 일부가 된 데 따른 부작용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고학년이 될수록 즐거움을 위한 여가적 독서보다 학업과 관련된 교과독서가 늘어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최근 사교육 과열에 따른 초등생의 여가시간이 부족한 현상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정유진기자

 

소설가 고 이청준 선생님은 소설은 이야기이고 이야기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다음 내용의 완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독서는 즐거움과 지적 호기심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정착하는데 몇 십 년이 걸렸고 우리 역시 변별력의 논란을 낳고 있는 입학사정관이 오히려 독서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면 무리한 시행보다 문제의 보완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정작 교과부는 올해 초 입학사정관제를 늘리고 논술을 축소 할 경우 인센티브 제공의 당근책으로 제도의 보완보다는 시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입학사정관제의 시행만으로 단순히 독서를 싫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원인은 여러가지로 복합적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제도에서 비교과영역역시 학업경쟁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독서는 더이상 즐거움의 대상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동기 제공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학력간 임금 차이에 따른 과잉 대학진학율 여기에 맞춰진 교육제도가 독서의 즐거움을 뺏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