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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민주주의론

연이야 2012. 3. 12. 13:22

레닌에게서 민주주의란 그 자체로 완성되거나 절대적인 목표가 될 수 없으며 다른 영역과 분리되어 파악되어서도 안된다. 사회주의는 민주주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 최대한 발전은 사회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즉, 민주주의는 사적 소유의 폐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계급 이양, 권력자체의 속성까지 바꾸어야 한다. 이때 혁명은 부르주아를 전복 국가권력을 장악, 소비에트 도입 비프롤레타리아트의 경제적 요구를 만족시킴으로써 부르주아의 영향력을 분쇄해야하며 이는 절차적 민주주의 틀로서 혁명을 대신 할 수 없다고 봤다.

 

제2인터내셔널에서 카우츠키는 민주주의를 독재와 대립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는 러시아 혁명에 대한 부정, 부르주아민주주의에 대한 투항이라는 정치적 함의를 지녔다. 반면 레닌은 계급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민주주의란 존재하지 않으며 민주주의와 독재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응수하였다. 구체적으로 민주주의는 하나의 국가 형태, 하나의 국가 형태로서 민주주의는 명백한 계급 지배의 형태, 민주주의는 최소한 형식적으로 모든 사람이 국가체제를 결정하는 데 동등한 권리를 가진 것으로 인정되는 지배형태이다. 즉, 형식적 정치적 평등을 인정하지만 계급 지배를 보장하는 국가형태이다.

 

레닌에게서 독재는 권력 행사방식에 따른 형태 규정이 아니라 계급 지배 자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폭력적이고 자의적인 권력 행사방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급 본질로서 독재란 독재 계급 내부에서는 민주주적이지만 독재를 받는 계급에게는 민주주의가 제한되거나 폐지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독재는 역사적, 논리적으로 상호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와 독재를 대립시키는 것은 계급적 내용을 은폐, 왜곡시키며 프롤레타리아트독재를 비하하려는 부르주아의 논리이다. 그러나 러시아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레닌의 개념은 변질된다. 국가유형으로서 독재와 정치권력의 행사방식으로서 독재가 혼동되고 이는 지배주체의 문제로지배방법의 문제를 완전히 덮어버릴 수 있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후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당 독재로 전환되는 것을 허용하는 논리로 변형된다.

 

레닌에게서 국가란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통치, 지배하기 위한 억압을 정당화, 영속화하는 기관이며 역사적 계급적 본질로서의 국가와 정부/국가 형태를 구별하여 독점자본주의=제국주의 시대의 부르주아 국가의 특징으로 국가기구의 기생성, 관료/군사기구의 강화를 지적한다. 국가의 억압적 측면을 강조한 레닌의 국가론은 국가권력의 모든 측면은 계급 지배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고 그 관계의 재생산에 기여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국가가 사회속에서 발휘하는 동의의 메커니즘,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그래서 맑스와 달리 정치적 상부구조로서 국가의 특수성에 대한 고유한 이론화 작업은 부족하였다.

 

레닌은 자유경쟁=민주주의, 제국주의(독점 자본)=정치적 반동으로 정식화하였다. 이는 부르주아민주주의의 기만적 성격을 폭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제국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중간의 대립을 낳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모순적 성격을 평가하였다. 부르주아 사회에서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어느 하나도 자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자본주의에서 보통선거와 의회제란 민주주의에 대한 근로인민의 정치적 요구를 실질적으로 배제하면서 법적 형식적으로는 수용하여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자 하는 지배방식이다. 또 의회를 통해 권력장악에 대해서는 회의했지만 근로인민을 의회정치의 영역으로부터 분리, 지배계급의 동요, 새로운 정치 실천과 권력의 필요성을 획득하기 위해 의회내 투쟁의 필요성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부르주아 계급 지배의 형식으로만 간주함으로써 부르주아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적대적 공존과 억압받는 다른 사회적 부문들의 다양한 조직형태를 포함하는 이론적 접근을 놓치고 있다. 그 결과 부르주아사회에서 민중이 지니는 다양한 민주주의적 권리와 지배기제로서 제도환된 부르주아민주주의가 명확한 거리 설정 없이 모두 부르주아 지배의 형태로 환원되어 나타나고 있다.

 

레닌은 공산주의로의 발전전망을 지닌 이행기로서의 사회주의를 프롤레타리아트독재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런 프롤레타리아트독재의 임무는 과거의 착취자에 대한 억압과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런 작업은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의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서 민주주의 위상은 이런한 투쟁을 대중 자신의 과업으로 만드는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자기 통치를 주축으로 생산의 영역에서 노동과정의 실질적 통제와 결부된 평의회민주주의다. 이는 프롤레타리아트독재의 정치형태를 꼬뮌의 그것과 동일시하였고 빠리꼬뮌은 입법과 행정의 통일체, 스스로 활동하는 기구로서 인민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는 대의제였다. 프롤레타리아트민주주의론의 운용원리는 민주집중제였다. 그러나 노동자통제운동이 무정부적인 성격을 띄면서 자발적인 중앙집중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국가통제, 관료적 통제로 대체되었다. 이후 전시공산주의를 거치면서 관료주의의 거대한 팽창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