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 룩셈부르크의 민주주의론

로자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구성되어있고 비자본주의적 사회구성체와 접촉이 없는 폐쇄된 자본주의 경제에서 잉여가치의 실현, 자본 축적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왜냐하면 확대재생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비자본주의적 배후지의 포섭이 필요하지만 포섭, 침식함으로써 축적의 조건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전지역을 자본주의로 포섭함으로써 잉여가치의 실현, 자본 축적의 한계에 도달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또는 야만 상태로 타락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자본주의 붕괴이전에 자본의 지배에 반대하는 국제 노동자 계급의 봉기가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즉, 붕괴론적 경향을 노출하면서도 정치이론에서 붕괴론을 거부하는 모순을 노출한다.

 

자본주의 붕괴를 가져오는 경제적 법칙은 대중의 자발적 힘과 동력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조직과 지도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로자에게서 ‘자발성’이란 개념은 프롤레타리아트독재가 외부의 개입 없이 자신의 계급적 본질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로자의 자발성은 당, 전위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경시하기는 했지만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전위란 노동계급 자신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로의 이행은 사회개량과 민주주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혁명적 전복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혁명적 목표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 개량투쟁은 사회주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개량투쟁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고 개량투쟁은 결정적 전투를 위해 필요한 실천을 프롤레타리아트에게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가 우월한 단계에서는 지배계급의 이익을 지지하는 정책이 등장, 자본가 계급의 국가로 전락한다. 부르주아 국가에 대한 이런 관점은 부르주아 대의제 역시 본질적으로 지배계급의 도구로서 외피만 민주적 형태를 갖춘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부르주아의 지배는 법제적 형태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영역에서의 실질적 지배력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자는 부르주아민주주의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노동자가 정치권력을 장악할 수 있게 하는 것임과 동시에 사회개량하에서 노동자 대중의 생활상태 개선, 사회보장제도, 노동자의 민주적 권리 확보를 위한 투쟁속에서 노동자 대중을 교육, 자각, 조직시키는 조건과 수단을 부여한다. 그리고 의회내 투쟁의 비효율성에 의해 프롤레타리아트는 근본적 변혁을 위해 정치권력 장악이 필수라는 점을 인식 할 수 있다.

 

대중의 자발적 정치 행위의 독창적 가치에 대한 맑스주의 신념으로 민주주의를 옹호하면서 볼세비키를 비판하였다. 로자가 봤을 때 러시아 혁명은 부르주아적인 독재적 방법에 의존하였고 프롤레타리아트독재는 당, 분파가 아닌 계급 독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롤레타리아트독재=사회주의적 민주주의라는 등식을 통해 프롤레타리아트독재의 실현이 민주주의를 적용해 나가는 태도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는 대중의 혁명적 자발성을 바탕으로 하는 참여의 활성화를 통해 확보, 혁명적 자발성의 원천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자유라고 밝힌다. 가령 레닌이 부르주아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소비에트 민주주의를 대치했던 것에 반해 로자는 부르주아민주주의의 형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왜냐하면 광범위한 대중의 자발적 혁명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없이는 프롤레타리아트독재는 불가하며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도 불가하다.

 

노동계급은 역사의 변증법속에서 실수하며 배워 나가며 깨우쳐 나갈 권리가 있다. 로자는 이런 대중의 자발성을 근거로 볼세비키를 비판한다. 혁명당은 대중의 혁명적 계급 투쟁의 산물이며 대중적인 정치조직이라고 규정한다. 당이 내적 구조에서 민주적이지 못하고 일반당원에게 직접 나아가 그들을 통하여 노동계급운동의 의식적 대중 전체에 지속적으로 책임지지 못한다면 당은 대중에게 올바른 지도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무책임한 권력의 오용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로자는 한편으로는 개량주의를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혁명에서 볼세비키 실천의 현실적 한계를 혁명적으로 극복하려는 맑스주의의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