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읽기자료-이슈분석

애덤 스미스①

연이야 2013. 10. 22. 09:09

1) 스미스의 학문 체계

스미스는 도덕철학 교수였고 도덕철학은 자연신학, 윤리학, 법학, 정치경제학으로 구성되어있다. 스미스의 자연신학에 의하면 자연과 인간 사회는 미리 주어진 자연적 질서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 질서는 인간의 이성에 의해 발견되고 이해될 수 있다고 봤다. 이리하여 자연신학은 자연적 질서는 무엇이고 어떻게 유지되는가를 다른 학문 분야에서 해결하게끔 과제로 남겼다. 즉,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많은 개인들로 구성되는 인간 사회가 어떻게 질서와 안전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윤리학, 법학, 정치경제학의 과제가 되었다. 즉 스미스는 인간은 이기적 본능을 가진 존재라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체계를 세워나간다. 우선 스미스의 윤리학에서는 타인과 상호 동감을 통해서 즐거워질 수 있다고 봤다. 상호 동감을 얻기 위해서 개인의 이기적 행위가 제3자의 동감을 얻을 수 있는 범위 내에 억제되는 것이 ‘정의’이다. 하지만 이기적 행위는 정의의 범위를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법을 통하여 억제해야 되는데 이것이 스미스 법학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경제적 생활이 자립되지 않으면 정의의 법을 집행하더라도 범죄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상⦁공업이 발달해서 모든 주민들이 자립하는 것이 범죄 방지에 최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국부가 무엇인지, 국부를 증진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과제가 국부론으로 완성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강력 범죄가 발생될 때마다 일부 보수층들은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서 범죄가 많기 때문에 사형을 집행하자고 주장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국부론의 원제는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즉 ‘국부의 성질과 원천에 관한 연구’이다. 국부론은 경제학의 체계를 최초로 세운 책으로 원제에서 보듯이 국부의 성질과 원천에 대해 밝혀놓았다. 그래서 국부론에서는 국민과 국가 모두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힌다. 그러기 위해서는 ①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의미가 무엇인가? ②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③기존의 중상주의는 왜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데 실패했는가? 에 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스미스는 국부를 국민이 연간 소비하는 생필품, 편의품의 전부 또는 그 나라의 토지와 노동의 연간 생산물, 즉 국민의 연간 노동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서 연간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고 연간 노동의 양을 증대시켜야 한다. 노동의 질, 즉 숙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 분업이다. 그래서 국부론 처음 부분에서 핀 공장을 사례로 든다. 노동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가가 이윤 중 일부를 저축하여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본을 투자할 때 노동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에 투자해야 연간 생산물이 가장 크게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농업→제조업→도매업(국내상업→국내소비를 위한 대외무역→중개무역)→소매업의 순으로 투자해야 연간 생산물을 가장 크게 증가시킨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해서 이 순서로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스미스는 “특정산업부문에 대해 특별한 장려책을 실시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없었을 경우 이 부문에 자연적으로 투하되었을 것보다] 더욱 많은 양의 자본을 의도적으로 이 부문에 끌어들이려 하거나, 또는 특정산업부문에 대해 특정한 제한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없었을 경우 이 부문에 투하되었을] 일정량의 자본을 의도적으로 이 부문으로부터 끌어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참된 풍요.번영을 향한 그 사회의 진보를 촉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저지하며, 또한 사회의 토지.노동의 연간생산물의 진정한 가치를 증대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감소시킬 뿐이다”(국부론-하,184). 라고 중상주의를 비판한다.

 

2) 보이지 않는 손, 경제학적 인간

①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 이전 ‘도덕감정론’에서도 등장하는데 아래는 그 인용이다.

“지주의 위(밥통)는 그의 거대한 욕망에 비례해 커지는 것이 아니며, 오직 가장 비천한 농민의 위(밥통)의 크기 정도밖에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 지주들은 가난한 사람보다 별로 많이 소비하지도 못한다. 그들은 천성의 이기심과 탐욕에도 불구하고 ... 자신들이 거둔 모든 개량의 성과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어 가진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토지가 모든 주민들에게 똑같이 분배되었을 경우에 있을 수 있는 것과 같은 형태로 생활필수품의 분배를 하게 된다. ... 신의 섭리는 대지를 소수의 귀족과 지주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이 분배에서 제외되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망각하지도 버리지도 않았다.”-도덕감정론 345∼346

 

즉, 여기에서는 대지가 소수의 귀족과 지주들에게 분배되었지만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농산물을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위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토지를 적게 가진 대중에게 농산물을 나누어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손’, ‘신의 섭리’로 표현하고 있다.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해 자기 자본을 본국 노동의 유지에 사용하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이끈다면 각 개인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연간수입이 가능한 한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된다. 사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 노동보다 본국 노동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그 노동을 이끈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국부론 552p

 

위에는 경제학 책이나 교과서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 원문 부분이다. 스미스는 국가가 개입을 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각 개인들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서 사회전체 이익에 이바지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 교과서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가격으로 해석되지만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국부론 어디에도 개념 정의를 하지 않았고 딱 한번 등장한다. 그리고 <국부론>, <도덕감정론>에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한 경우를 보면 스미스가 믿고 있지만 증명할 수 없는 자연적 질서, 신의 섭리를 의미한다. 즉 사적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이익이 증가한다는 이론은 전혀 증명되지 않은 이데올로기이다. 아무튼 국부론에서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경제인으로 가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② 경제학적 인간

스미스가 보는 사회는 수많은 인간들이 모인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과 행태를 알아야 사회를 알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국부론도 마찬가지만 부르주아경제학은 인간 본성이 경제이론의 출발점이 된다. 국부론의 기본 인간본성은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하게 계산하는 이기적 인간이고 원자적이라고 여긴다. 원자론은 사회보다 개인이 더 근본적인 실재라는 의미이다. 이런 원자론적 심리학은 사회와 관계없이 개인의 성질이 독립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며 사회제도는 개인들을 위한 수단이자 개인들이 만든 작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순수한 원자론적인 개인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부르주아경제학은 로빈슨 크루소를 ‘순수한 개인’의 대표로 삼지만 로빈슨 크루소는 섬에 혼자 살기 전에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 살았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르주아 경제학에서는 ‘인간은 이기적이고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는 경제인이라고 가정한다. 그리고 사회는 처음부터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자본주의만이 존재해왔으며 앞으로도 자본주의가 영속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기주의는 공리주의와 결합되어 나타난다. 어떤 쾌락을 추구하고 어떤 고통을 피할지에 관한 결정은 상황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데 바탕을 둔다. 여기서 이성은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다.

 

과연 정말 모든 인간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는 합리적 선택을 할까? 경제학적 인간관에서 보면 노예, 노동자도 자신의 처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했다는 말인데 이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일 뿐이다. 그리고 예를 들면 베블런은 유한 계급의 일은 모두 약탈을 목적(강제 혹은 술수로 부를 탈취, 땀/기술을 사용 부를 직접 생산하지 않음)으로 하고 이들의 행위는 사회의 승인하에 이루어지고 그 사회는 비생산 계급을 감당할 정도로 부유하고 대단히 공격적이다. 그 결과 강제로 부를 탈취하는 유한계급은 명예롭고 위엄까지 있지만 순수노동은 비천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 계급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는 과시적 소비를 한다. 베블런의 유한 계급의 과시적 소비는 주류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론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선택한다는 합리적 인간은 가격이 비쌀수록 오히려 소비는 증가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도 명품 소비 등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자본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가 자본가나 노동자의 개인행동에 일정한 제약을 가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스미스는 교환을 인간의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이 이윤을 증진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마르크스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자. “개인들이 문제로 되는 것은 오직 그들이 경제적 범주의 인격화, 일정한 계급관계와 이익의 담지자인 한에서다.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발전을 자연사적 과정으로 보는 나의 입장에서는 다른 입장과는 달리, 개인이 이러한 관계들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은 주관적으로는 아무리 이러한 관계들을 초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그것들의 산물이다.” 이렇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을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분업이 인간의 교환 성향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자본의 이윤 증진 과정에서 생긴 결과라고 본다.

 

③야경국가

아무튼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경제인들은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국부론에서 국가는 국토방위, 사법행정, 공공사업의 유지만 수행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즉 야경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기에 앞서 두 가지 전제를 달고 있는데 ①국가가 특혜를 주거나 제한을 가는 모든 제도를 완전히 철폐해야 하고 ②개인은 자기의 사적 이익이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개인들은 자유롭게 경쟁하며 투자는 국부 증진을 위한 자연적인 순서에 따라 이루어지고 국부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야경국가는 지금의 신자유주의에서도 작은 정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가격, 생산양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조절한다는 시장만능주의에 바탕을 둔 작은 정부는 규모(예산, 조직)의 축소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 정부의 셧다운 논란은 겉으로는 공화당과 오바마정부간의 예산안에 대한 대립이지만 핵심은 신자유주의 작은정부에서도 예산 규모는 줄지 않고 대부분의 예산을 구제 금융, 전쟁 비용, 이자 지급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은 계속 증가하였다. 오히려 작은정부 이데올로기는 엉뚱하게 복지축소와 공공사업축소 등의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의 축소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100개의 지자체가 파산 직전에 있고 그래서 공공기관, 공공재산을 저가로 매도하는 일이 발생하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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